인재경영에 대한 조언과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사업의 범주 안에서 사람과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조직과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인하우스에서 HR로 일하며 조직의 상황과 임직원 상태에 맞게 조직 문화를 하나씩 만들어 가야 하는 저와 여러분은 어떻게 일해야 할까요? 조언과 정보가 많을수록 선택과 집중은 쉽지 않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자네. HR부문은 왜 존재하나? 어떻게 생산성을 증명할 것인가?" 라고 질문한다면 무엇이라 대답하시겠습니까.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조직의 매출 또는 이익일 수도 있고 신규직원 유지율, 퇴사율, 채용확보율, A급 인재 비율 등 일수도 있을 것 입니다. 필자는 조직의 몰입도를 진단하는 하나의 Frame을 정하여 약 5~6년 정도 꾸준히 실행해 왔습니다. 약 15개의 질문으로 구성된 질문인데요. 크게 3가지 관점에서 관리함으로써 제가 이끄는 HR부문의 가치와 생산성을 증명하고자 했습니다. 첫째, 몰입도 점수와 사업 성과와의 상관관계 입니다. "몰입도 점수가 높으면 사업 성과도 높다" 라는 가설은 과연 참이었을까요. 둘째, 진단 질문들간의 상관관계 입니다. "15개 질문들 중에서 King Pin 역할을 하는 질문이 있고, 그것부터 해결해야 한다" 라는 가설은 참이었을까요. 셋째, 몰입도 점수를 높이기 위한 액션 아이템 입니다. "우선순위로 실행해야 할 액션은 대략 정해져 있다" 라는 가설은 참이었을까요. 약 6개월 전, 시리즈B 투자를 앞둔 물류 도메인의 IT기업으로 이직해 왔는데요. 지금 이 곳에서도 몰입도를 관리하고, 몰입을 높이기 위한 액션 아이템들을 하나씩 실행 중에 있습니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잠시 소개해 보려 합니다. 양해부터 구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몰입도 질문의 내용은 저작권 등의 문제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고, 뒤에서 언급하는 사례의 경우도 직접적인 수치까지는 말씀 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를 부탁 드립니다. 먼저, 몰입도 질문의 대략적인 구성입니다. 4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질문을 짜는데요. 기본 / 개인 / 팀 / 성장이 그것이고, 각 카테고리별로 3~4개 질문으로 구성합니다. **.기본 차원.**에서는 "나는 우리 팀/부서/회사가 나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 안다" 라는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질문의 전체적인 초점은 구성원 스스로가 "나를 집중시켜 주시고 방향을 짚어 주세요. 불필요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해주세요" 에 대해 구체적인 점수를 체크하도록 구성한다고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개인 차원.**에서는 "우리 팀 / 부서 / 회사는 나의 강점에 맞는 기회를 제공한다" 라는 질문을 메인으로 합니다. 전체적인 초점은 구성원 스스로가 "나의 강점을 파악하시고, 잘할 수 있는 업무를 주세요" 에 대해 느끼는 정도를 체크하도록 구성한다고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팀 차원.**에서는 "우리 회사의 비전/미션/가치는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알게 한다" 라는 질문을 메인으로 합니다. 전체적인 초점은 구성원들 스스로가 "내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알려주세요" 에 대한 인식의 정도를 체크하도록 구성한다고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성장 차원.**에서는 "최근 3~6개월 동안 팀/부서/회사에서 누군가가 나의 발전에 대해 이야기 한 적 있다" 라는 질문을 메인으로 합니다. 전체적인 초점은 구성원이 회사에 대해 인식하는 "도전할 기회를 주고 자주 만나준다" 에 대한 정도를 체크한다고 이해하시면 좋습니다. 이론에 대한 이해가 있으신 분이라면, 각 카테고리가 매슬로우의 욕구위계론에서 출발한 것을 파악하셨을 것 입니다. '욕구 간에 위계가 있다' 라는 매슬로우의 가설에 대한 비판은 있지만, 직원들의 몰입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욕구들을 몇 가지 차원으로 나눠서 체계적으로 질문하는 점에 있어서는 큰 도움이 되는 이론인 것 만은 분명합니다. 두 번째는 모두가 궁금해 하실 포인트 일 거예요. 몰입도 점수와 사업 성과 간에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습니다. 약 13개 사업부를 대상으로 점수를 측정해 보니 몰입도 점수가 상승한 조직이 매출 또는 이익이 상승했는데 점수가 2% 상승할 때 매출이 4% 상승하는 일관성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편, 몰입도 점수가 하락한 조직이 매출 또는 이익이 상승한 경우는 1건도 없어서 대조를 이뤘습니다. 수 년간 점수를 측정해 보니, 당해년도 사업성과를 달성하는 조직이 되기 위한 최소한의 몰입도 점수도 알아 낼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몰입도 진단 질문들 중에서 킹핀 역할을 하는 질문은 무엇인가 라는 것 입니다. 몰입도 질문이 15개는 되고 각각의 질문에 대한 점수가 나오게 되니 자연스럽게 '이 점수를 다 관리해야 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들게 됩니다. 수 년간 Data가 쌓이다 보니 특정 질문의 점수가 변할 때에 전체적인 몰입도 점수가 함께 변하는 경향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 질문 3가지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1. 팀/부서/회사는 나의 강점에 맞는 기회를 제공한다. (내 강점을 파악하시라. 그에 맞는 업무를 주시라) 2. 최근 3개월 동안 팀/부서/회사에서 누군가가 나의 발전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3. 최근 3개월 동안 우리 회사에서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 받았다. 약 5~6년 간 축적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나타난 킹핀 질문은 위 3가지 였습니다. 직원의 강점을 파악하고 그를 활용할 것, 그의 성장과 발전을 이야기 하고 기회를 제공할 것. 어떻게 보면 간단하고 어떻게 보면 정말 어려운 항목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 네 번째는 몰입도 점수값을 높이기 위한 액션 아이템 입니다. 위 킹핀 3가지와 연관이 깊은데요. 먼저 '우리 회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자신의 강점에 맞는 기회와 성장도 결국 큰 방향성 안에서 결정되는 것이기 떄문이죠. 대기업에서는 회사의 미션이나 사명이 있고, 그에 따른 3~5개년 비젼과 연도별 목표를 제시합니다. 스타트업에서는 '방향성' 으로 함축해서 결정할 수 있을 겁니다. 중국 공산당이 Manifesto 를 선언했듯이 우리 회사는 어떤 회사이고, 우리의 프로덕트와 서비스는 무엇인지를 정하여 구성원과 공유하는 것을 Baseline으로 삼으시길 추천 드립니다. 그 다음으로 직원 각자에 대한 강점파악이 필요합니다. HR이 여러 역할을 할 수 있는 포인트 인데요. 갤럽의 Strength Finder나 MBTI 검사, DISC 검사 등의 인재유형 검사 뿐만 아니라 HR의 역량과 준비에 따라 다양한 포인트에서 직원분들의 강점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리더분들이 현업을 통해 파악할 수도 있구요. 중요한 것은 하나의 검사나 한 명의 판단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중복과 이해'의 관점에서 구성원의 강점을 적절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배치'가 되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음 스텝은 '성장 세미나' 입니다. 주간도 좋고, 월간도 좋습니다. 회고형식도 좋고 자유 발표형식도 좋습니다. 주기적으로 직원 각자가 자신의 과업과 강점에 맞는 주제를 주도적으로 선택하여 다른 직원에게 설명하고 이야기 하게 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었습니다. 효과적이었다는 것은 발전과 성장에 대한 기회의 장으로써의 측면을 말합니다. 대기업은 주로 월 단위로 회고 형식을 택하지만, 스타트업에서는 자유 발표형식도 좋습니다. 각 파트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서로 알게 되고 SYNC를 맞추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HR을 생산적으로 만들까요? 그것은 HRer 본인에게 답이 있습니다. 저는 그 예시의 하나로 '조직의 몰입도 진단'을 설명 드렸습니다. 진단 검사의 종류와 성격은 크게 중요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여러분께서 활용하기 좋고 직원분들이 설문하고 응답하기에 심플하고 적절한 검사를 하나 선택하여 수 년간 꾸준히 밀어부쳐 실행해 볼 것을 제언 드립니다. 다만, 제가 위에 언급 드린 3가지 킹핀 항목은 반드시 포함하여 활용해 보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여러 컨설팅 업체의 진단검사들을 도입하여 실행해 보니, 결국 조직의 몰입은 회사의 방향성이 명확하고 직원 개개인 스스로 성장한다고 느낄 때 올라가며 이것이 사업성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를 필자는 조직이 주는 '성장감' 이라 표현합니다. 그리고 진단결과에 맞는 액션아이템을 선정하여 꾸준히 실행해 보시고 회고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액션 아이템을 통해 진단 점수가 상승하고,그것이 사업성과와 정말 연관이 있는지도 회고해 보시면 더욱 좋습니다. 그런 경험과 노하우들이 쌓이면 대기업의 인하우스에서 만들어 가시든, 스타트업의 환경에서 만들어 가시든, 여러분만의 중심을 잡고 조직의 성취와 성장을 도우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건승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