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누락한 모범사원
HR 담당자가 아닌 저는 주로 직장생활 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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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글로 쓸 수 있는 마음이 되었다. 작년 말, 나는 책임 진급심사에서 떨어졌다.
바쁜 한 해였다. 팀의 체계를 새롭게 정비하면서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할 수고가 적지 않았다. 굳이 생색내지 않아도 주변에서 먼저 알아주었다. 한 다리 건너 일하는 동료들까지 “고생이 많다”, “요즘 잘한다더라” 하며 격려를 건넬 땐 기분이 좋았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에 인색한 나도 ‘올해는 그런대로 나쁘지 않구나’ 생각하며 연말에 있을 승진 발표를 은근하게 기다렸다.
드디어 결과가 나왔고, 나는 명단에 없었다. 나열된 이름이 가나다 순인걸 알면서도 혹시 내 이름이 어디 끼어있지 않을까 여러 번 살폈다. 가슴에 큰 돌덩이 하나가 들어찬 것 같았다. 몇 번이고 한숨을 내쉬어 봐도 답답함이 가시질 않았다.
파트장님이 소주 한 잔 하자고 제안했지만 혼자 삭히고 싶다며 사양했다. 초연한 척 대답하고 싶었는데 의지와는 다르게 내 얼굴이 일그러지는 게 느껴졌다. 인정할 수 없다는 마음은 아니었다. 회사를 1, 2년 다닌 것도 아니고, 조직의 결정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이제는 나도 대충 안다. 그냥 인정하기 싫을 뿐이었다. 그리고 기분이 아주 좋지 않을 뿐이었다.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 나를 더 작아지게 했다. 대리 승진 때도 한 번의 누락이 있었다. 당시에도 사정이 있었고, 이번에도 사정은 있었다. 팀장님은 자신의 무능함을 탓하며 미안함을 전했다. 더불어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이전 팀장님까지 연락을 주셔서 그때 고과를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위로했다.
모두 감사했고,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내가 제때 승진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함께 입사한 동기들 중 아직까지 책임을 달지 못한 건 어쨌든 소수였다. 앞으로 일을 하며 마주칠 사람들의 마음속 손가락질을 상상했다. 그 사람들이 추측할 나의 어떤 하자에 대해 생각했다. 걱정할 가족들을 떠올렸다. 그렇게 쭈그러든 마음으로 며칠을 보냈다.
그 주 금요일, 평소보다 일찍 퇴근길에 나섰는데 옆팀 팀장님한테서 카톡이 하나 도착했다.
“광현이 안녕, 모범사원 수상 축하. 다음 주 목요일 2시에 본부장님께서 수여하신다~ 일정 참고하셔.”
뜻밖의 소식이 또 한 번 마음을 휘저었다. 그냥 승진이나 시켜주지 하는 볼멘 마음과, 그래도 다음 연도 심사에 도움이 되겠다는 안도감이 복잡하게 교차했다. 이렇게까지 감정이 좌우되는 게 싫었다. 나는 분명 회사원이지만 회사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어느 정도 분리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조직이 결정한 승진 누락, 모범사원 포상과 상관없이 나의 2023년은 정말 어땠냐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야 했다.
“승진하면 좋겠다, 해고되지 않으면 좋겠다. “
“좋겠다, 좋겠다, 좋겠다! “
“미안하지만 희망사항은 계획이 될 수 없다.”
월급쟁이는 ‘희망’하고 부자는 ‘통제’한다는, 연말에 읽었던 책의 구절이 돌아와 마음을 찔렀다. 일 년 동안 얼마나 주체적으로 살았나. 적당하고 쉬운 열심 아래로 도피했던 건 아닌가. 스스로 인정할 만한 성장과 성취를 이루었나. 때가 되면 남이 떠먹여 줄 피동적인 보상을 더 기다렸던 건 아닐까. 회사원으로서 회사 일을 열심히 하는 건 백 번 맞지만, 내 열심은 어디를 향하고 있었을까.
물음에 답하지 못한 채 약속된 목요일을 맞았다. 본부장님이 소감을 묻는 상황을 상상했다. ‘내년에는 좀 더 잘해서 꼭 승진하겠습니다.’ 같은 삐딱한 본심을 내뱉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이내 머리를 흔들며 털어냈다.
동료들의 축하 속에서 상을 받았고 기념촬영을 했다. 한껏 웃으려 했다. 찍힌 사진을 보니 정리되지 않은 마음이 잘 감춰진 것 같았다. 그래도 역시 상이라는 게, 사람의 기분을 좋아지게 만들었다. 그게 자존심이 상했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으려고 애썼다. 누가 보면 고약하다 하겠지만 그땐 마음이 그랬다.
자리에 앉아 다시 일에 집중하려는데 메시지가 도착했다. 함께 일하는 후배였다.
“매니저님 축하드려요! 매니저님이 예전에 동료들에게 안전지대가 되는 게 목표라고 하셨었잖아요. 그게 결실을 이룬 거 아닐까요? ㅎㅎ“
그러게, 내가 그런 말을 했었지. 책 <두려움 없는 조직>을 읽고 감명받아 했던 다짐이었다. 모범사원이 실제로 어떤 기준으로 정해졌는지 나는 듣지 못했다. 어쩌면 승진자 결정의 부산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내 다짐을 다시 상기시켜 준 축하가 참 고마웠다. 적어도 그 후배 한 명에게는 내가 작은 안전지대가 되는 데 성공했구나.
좋은 태도. 지난 한 해는 정말 그것 하나에 열중했다. 진심을 담은 여러 편의 글을 매체에 기고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애썼다. 언제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안전하고 따뜻한 사람, 그저 성격만 좋은 사람이 아니라 자기 일에 책임감을 갖고 잘 해내는 사람이 되길 바랐다.
일을 하면서 동료들로부터 받은 격려와 감사 인사가 유난히 많은 한 해였다. 글로 쓰기엔 구차한, 나만 기억할 사소한 장면들이 여럿 떠오른다. 마음의 게으름을 이기고 조금 더 다정했던 대화, 맡겨진 일에 조금 더 몰입했던 어느 밤, 내가 글을 통해 주장한 것들을 행동으로 완성했다고 느낀 값지고 또렷한 순간들. 그것들을 하나씩 그러모으면서 확신했다. 내가 전념한 그 ‘좋은 태도’라는 주제 안에서 나는 일 년 동안 성장했구나. 모두에게, 매 순간 그런 사람은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어제보다는 더 좋은 사람이 되었구나.
정신승리라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상관없다. 언젠가 이 기간을 돌아보며 감사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든다. 그저 손으로 밖에 받을 수 없었던 모범사원 포상을 이제야 온 마음으로 받는다. 이 글은 나만의 시상식이다. 2023년도 분투한 나란 사람에게 조금 늦은,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진심 어린 박수를.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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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현 in 인살롱 ・ 2024.02.01 적재적소인가? 적소적재인가?
적재적소의 HR평생 직장 시절에는 내가 좋아하는 직무, 부서를 선택할 수 없다.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부서와 직무가 있어도 직속 상사와 회사에서 승인해 주지 않으면 옮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과장이나 부장, 임원 선정과 확정 시 이들에 대한 경력 개발 차원에서 직무 순환을 고려한다.이 당시만 해도 직무 보다는 사람이 중심이었다. 대리 중에서 과장될 직원이 있으면, 그 직원을 고려하여 직책과 부서를 정해주었다. 과장 중에 부장으로 승진할 사람이 있다면, 직무에 상관 없이 부장 직책을 만들어 임명하였다. 회사는 일정 근속이 있고 인성이 좋으며 회사와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직원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부서와 직무를 만들어준다. 직무 순환 제도를 통해 내부 인력의 경력 개발을 이끌고, 외부 인력의 영입은 그렇게 많지 않고, 공채를 통해 입사한 내부 인력 중심의 교육, 평가, 이동, 승진을 추진했다.회사의 인사 정책은 ‘회사에 맞춤형 인재를 선발하여 이들에 맞는 직무를 부여하고, 내부 성장을 통해 관리자, 경영자로 키워가는 것이다.’ 이러한 적재적소의 HR정책은 많은 장단점이 있다.가장 큰 장점은 ‘내 식구는 내가 선발하고 육성하여 성장시켜 간다’는 회사와 사람에 대한 충성심을 기반으로 선배에 의한 후배 육성이다. 반대로 가장 큰 단점은 ‘사내 Inner Circle(기수 문화, 끼리끼리 문화 등)의 조성과 영향력 행사’이다. 회사가 급성장할 때, 일할 사람이 부족하여 평년보다 3배 이상의 신입 직원을 채용했다. 문제는 회사가 경영 상황이 어려워지자. 이들 이후 신입사원 채용이 동결되었다. 급성장 시대에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저성장 상황에서는 고 성장 때 많이 채용한 인력 때문에 신입 채용을 하기 어렵게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이들이 단합하여 집단 행동을 취하게 된다. 한 기수의 인원은 매우 많고, 몇년간 인력 공백이 생길 경우, 회사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클 수밖에 없다. 적소적재의 HR경쟁의 양상이 바뀌었다. 내부 중심의 경쟁이 아닌 글로벌 경쟁 속에 변화의 속도와 내용은 매우 빠르고 예측할 수 없다. 30년 전만 해도 10년 계획을 세우면서 중기 계획이라고 했다. 지금은 3년을 내다보며 사업과 경영 계획을 세우는 것도 무의미하다. 백지 상태의 사람을 채용하여 제 몫 이상을 하기까지 3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지금 기업은 이 3년을 기다릴 수 없다. 직무 역량이 되는 인재를 선발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에서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사람의 경쟁력 매우 중요하지만, 글로벌 경쟁에서 싸우는 것은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인 직무 경쟁력의 수준이 어떠한가에 따라 회사의 생존과 성장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소적재의 HR은 사람 중심의 HR에서 직무 중심의 HR이다.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직무별 HR은 먼저 직무를 분류하고, 직무 단계 설정 및 정의, 단계별 역량 규명, 단계별 육성과 심사, 직무 단계별 보상, 승진, 이동 등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직무 담당자가 있어야 하며, 직무별 인사관리를 해야 한다. 사람 중심의 채용, 육성, 평가, 승진, 보상, 퇴직에서 직무 중심으로 HR 기능을 전부 전환해야 한다. 현재 국내기업의 경우, 채용은 사람 중심의 공개 채용에서 직무 중심의 수시 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민간기업의 경우, 이동과 승진도 사람 중심의 직무 순환 제도는 사라지고 있고, 담당 직무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과 방안들이 실시되고 있다. 직무 중심의 HR로 가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보상이다. 보상제도는 근속 중심의 호봉제와 과도기적 연봉제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호봉제와 연봉제의 산출 근거는 기본급과 기본 연봉의 임금 인상율이다. 성과급도 기본급과 기본 연봉에 기초하여 지급되고 있다. 직무 중심이라고 보기 보다는 사람 중심의 HR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물론 일부 민간기업이 직무평가와 등급에 따른 직무급 또는 역할급을 운영하고 있다. 성과급의 지급도 정율 방식이 아닌 일부 정액 방식을 취하고 있다. 복리후생도 근속의 기준 보다는 역량과 성과가 고려된 포인트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이 많다. 국내 기업이 직무 중심으로 하기에는 준비 단계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채용은 현업의 니즈를 파악하여 신속하게 필요로 하는 직무에 부합하는 인재를 선발하여 배치한다. 하지만, 직무 중심의 HR을 하기 위해 시급한 과제는 3가지이다.첫째, 직무의 체계적 분류이다. 직무 정의, 직무 분류, 직무 단계 등의 작업이다.둘째, 직무 중심의 HR 기능의 설계와 운영이다.채용에서 퇴직에 이르는 모든 HR기능을 직무 중심으로 설계하고 운영해야 한다.셋째, HR 조직과 담당자의 역할 변경과 역량 강화이다.회사를 둘러싼 경영 환경의 변화가 직무 중심으로 변화하였는데, HR 조직과 담당자가 사람 중심의 밀실 경영을 하고 있다면 대단한 모순이다. HR은 사업과 연계하여 조직, 사람, 제도, 문화의 가치를 올리며 회사가 지속성장하도록 리딩하는 조직이며, CEO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변화의 흐름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선제적 조치를 해야 한다. 사람 중심의 HR제도의 단점을 전부 찾아내 개선하고, 직무 중심의 HR로 하루 빨리 전환해 가야 한다. HR조직과 담당자의 역할 재인식과 역량이 강화되어야 한다.
홍석환 in 인살롱 ・ 2024.02.04 분노의 감정, 분노하는 직원들
대중문화에 불어오는 '분노'의 바람12·12쿠데타를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은 불의에 무기력한 인물들을 통해 관객의 분노를 자아낸다.“영화를 보다 분노가 치밀었다. 분노를 인증한다.”며 젊은 층 사이에서 ‘심박수 측정 챌린지’를 유행시킬 정도로 젊은 세대의 분노가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이 영화는 1,3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이 작품의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의 김원국 대표는 “요즘 세대는 공정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의 현대사가 불합리와 불공정으로 점철된 역사라는 점에서 ‘서울의 봄’은 젊은 세대가 분노할 수 있는 비극적 서사이다.”라고 밝혔다.3월에도 시민들의 분노 인증 릴레이가 이어질 전망이다. 봄이 오지 않은 서울. 1980년 5월의 이야기를 담은, 12·12를 반드시 막았어야 하는 이유를 담은, 서울의 봄이 오지 못한 파장으로 한 가족에게 들이닥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1980’이 3월 개봉한다. 영화 ‘1980’은 12·12 군사반란을 막지 못한 여파가 불과 몇 개월 만에 소시민들의 삶에 어떤 파장으로 등장하여 어떻게 망가지게 되는지 담아내며 끝없는 분노를 이끌 예정이다.‘1980’의 공개된 론칭 포스터는 호외의 신문을 모티브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한 서울의 봄을 기대했던 모든 이들을 절망하게 하는 ‘서울의 봄은 오지 않았다’는 카피와 함께 1980년 5월 14일에서 3일간 전남도청 앞에 모인 열망의 인파를 담아낸 그날의 한 장의 사진으로 관객들을 1980년의 한복판으로 불러들인다. 여기에 ’062-518’이라는 태그라인은 방탄소년단의 미니 4집 ‘화양연화 pt.2’의 수록곡 ‘마 시티’ (MA CITY) 속 제이홉 파트에 등장하는 가사로 광주의 지역번호와 518을 상징한다.영화 ‘서울의 봄’이 불공정과 불합리한 사회를 보여주며 분노를 유발하였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일하는 구성원의 분노가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직원들의 분노가 폭발하는 순간 조직생활을 하다보면 사소한 일에 충동적으로 화내는 직원들을 주변에서 볼 수 있다. 부하직원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화내는 상사, 기회가 날 때마다 동료와 상사를 험담하는 직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을 정신의학과에서는 ‘분노조절 장애’로 진단한다고 한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52%가 분노조절이 안되는 상태이고, 치료가 필요한 충동조절 장애 고위험군은 10명 중 1명이 넘는다고 한다.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충동적으로 화를 내는 사람이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경민 이머징 대표는 ‘분노의 언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회문화적 환경’을 원인의 하나로 꼽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조직 불안, 한국 성인 52% 분노 조절 못해 관찰, 경고, 상담 등 감정 치로 인프라 갖춰라. DBR 246호 (2018년 4월 Issue 1), 이경민 이머징 공동 대표 참고)분노는 한 개인으로서 성장하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이런 공격성을 개인이 어떻게 인식하고 외부로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우리 사회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다는 것이다.특히, 화를 억누르길 요구하면서 화 자체를 존재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이는 한국사회의 이중적인 문화를 문제로 꼽고 있다. 성과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면 부하를 심하게 다그쳐서라도 일이 되게 해야 한다는 잘못된 ‘성과절대주의’가 그 예이다. 자신보다 약한 존재 앞에서 갑질하는 이들의 내면에는 화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증거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행태는 아래의 사례와 같은 ‘직장 내 괴롭힘’의 방식으로 귀결된다.(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 고용노동부, 2023. 4. 참고) (사례1) 물리적 위협, 신체 폭행, 종이 등 물건 던지기, 얼차려 등회식 자리에서 직장상사가 소주병을 거꾸로 쥐어 잡고 피해자를 가격하려고 위협하고, 고객들 앞에서도 피해자의 목을 짓누르는 신체적 폭력을 가하기도 함. 직장동료가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피해자에게 종이를 던지며 모욕을 주는 행위를 가하기도 하고, 차렷 자세로 인사를 반복적으로 시키는 등 지속적인 괴롭힘을 가함. (사례2) 신체 폭행, 급여삭감 지시 등 위협요식업에 취업해 사장에게 일을 배우던 중 사장은 피해자의 배우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주먹으로 흉부나 팔 부분을 폭행하고 숨이 넘어가 정도로 목을 조르기도 함. 조직 차원의 분노예방 방법이경민 이머징 대표는 조직 차원의 분노예방을 위해 아래의 방안을 제안한다.(4차 산업혁명 시대와 조직 불안, 한국 성인 52% 분노 조절 못해 관찰, 경고, 상담 등 감정 치로 인프라 갖춰라. DBR 246호 (2018년 4월 Issue 1), 이경민 이머징 공동 대표 글 참고)첫째, 분노 조절에 문제가 있는 직원을 파악하고, 조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다. 최근 대기업뿐만 아니라 업무상 스트레스가 높은 개발자들이 근무하는 게임사, 온라인 포털 등에서 ‘직원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현대차그룹은 직원들의 일상 속 고민 해결을 위한 그룹 클래스를 시행 중이다. 자녀 양육을 중심으로 직무 스트레스 관리, 직장 내 갈등 관리 등의 주제로 맞춤형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HD현대는 심리상담을 통해 임직원들의 ‘마음건강’을 관리해주기 위해 ‘HD현대 마인드카페’를 개설했다. 직장 내 갈등, 가정, 육아 등의 상담도 꾸준히 늘고 있다.대우건설은 심층적 심리상담을 통한 임직원의 정신건강 안정과 건강한 기업문화 구축을 위해 본사 직원 뿐만 아니라 해외 근무자 대상의 '온라인 마음 ON케어 심리 상담'을 통해 비대면 화상 상담과 전문가 솔루션을 제공한다. 상담사가 직접 서울·경기 현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의 심리 상담을 진행하는 '찾아가는 심리상담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둘째, 문제 구성원 대상 원칙을 세워야 한다. 분노조절의 문제를 반복적으로 보이는 구성원 대상으로 징계 등 명확한 인사원칙을 세워야 건전한 조직문화를 구축할 수 있다.셋째, 직원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존재감의 표현이나 리더십의 형태로 분노를 받아들이는 직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하여 분노가 조직에 미치는 악영향을 교육을 통해 학습시키고 부정적 감정을 건설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할 것이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4.02.04 팀코칭6. 스위스 시계처럼 돌아가는 팀을 원한다고요?
우리나라 대표 회사에 다니는 분을 만났다. 대화 도중 회사가 마치 스위스 시계처럼 딱 맞춰서 착착 돌아가는 느낌이 있다고 하니 그런 팀도 있고, 아닌 팀도 있다고 한다. 어떤 팀은 합이 잘 맞아 일하는 힘의 효과가 충분히 나는 팀이 있고, 어떤 팀은 서로의 관계가 헐거워 누군가는 열심히 노력하지만 그만큼의 성과가 안 나오는 팀도 있다.또한 밖에서는 자신의 회사를 그렇게 보지만 안에 있는 자신은 그것을 잘 모르겠다고 한다. 오랫동안 일한 본인에게는 체계적으로 일을 하고, 성과를 중시하고, 최고의 효율성을 생각하는 것이 기본이라 딱히 어렵지는 않다고 한다. 다만 자신에게 주어지는 일과 어떤 사람과 일 하느냐에 따라 어려움의 정도는 다르다고 했다.우리는 조직이나 팀을 잘 이해하기 위해 기계에 비유를 하지만 실제 일하는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그래서 어렵다. 각자의 생각이 수시로 바뀌고, 마음과 에너지도 다르고, 서로의 말과 표정으로 분위기가 바뀌는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어렵다. 그렇다면 팀이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인재의 어떤 부분을 확인해야 할까?먼저 현재의 팀 구성원은 팀의 목적, 목표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는지 점검한다. 그것에 맞춰 팀 구성원의 역할을 맡긴다. 다만 일방적으로 역할을 주기보다 팀원 개개인이 고유한 능력을 인식하고 활용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충분히 대화하고, 팀원 스스로 업무나 역할을 선택, 결정할 수 있게 한다. 이에 따라 팀원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가짐으로써 업무 몰입도를 높일 수 있다. 팀장과 팀원의 의견이 다를 경우 서로의 생각을 충분히 나누고 합의된 결과에 따른다.둘째 팀 구성원은 상호 협력적으로 일하기 위해 협업 기술을 갖추었는지 점검한다. 팀에는 다른 배경과 경험, 지식과 능력을 가진 팀원들이 있다. 팀원 개개인마다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역할과 업무를 맡고 있지만 다른 팀원들과 관계 속에서 상호 작용하며 일한다. 서로 일하는 방식이나 사고 방식 및 소통하는 방식들이 다를 수밖에 없으며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협업 기술을 갖추었는지 확인하고 필요 시 개인 성장의 기회를 주거나 팀 내에서 관련 학습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도록 한다.셋째 다양한 관점을 가진 팀원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점검한다. 팀원을 구성할 때는 한 가지 색깔의 구성원보다는 다양한 배경과 능력, 관점을 가진 구성원을 포함시키는 것이 유리하다. 불확실하고 모호하며 변화무쌍한 시대에 꾸준히 성장하는 팀이 되려면 유연하고 창의적인 문화와 성과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팀은 획일적인 관점보다 다양한 관점을 환영하고 그들의 창의성을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팀을 현재 완성된 단계로 보기 보다 언제나 최적의 팀 구성을 고려하고, 이에 맞춰 필요한 팀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적합한 인재에 대한 팀 코칭은 팀의 현재와 미래 성장을 견인할 인재를 팀으로 하여금 점검하고 갖추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팀 코칭에서는 팀의 목적과 목표를 이룰 팀원 개개인의 필요 역량을 알고 서로 다른 팀원들과 협업하기 위한 기술을 습득하고 다양한 관점을 팀의 성과 창출에 활용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이를 통해 팀원 개개인은 역량 개발 계획을 세우게 된다.특히 팀원 개개인의 특성, 능력, 방식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깊이 해야 한다. 팀원 개개인의 성격과 팀원 간의 역할을 들여다보고 이것이 팀 성과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차려야 한다. 또 팀에 기여하기 위해 팀원 개인의 능력을 창의적으로 활용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팀의 강력한 목적이나 목표도 그리고 건강한 구조도 팀 구성원의 실천 없이 이룰 수 없다. 또한 팀 코칭의 중요한 성과 가운데 하나는 팀원 개개인의 성장이다. 팀원 자신도 고유한 특성과 능력, 방식을 깨닫고 성장할 수 있다. 자신이 평소 팀과 다른 팀원들에게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유하게 되면서 존재 가치를 알게 된다. 자신과 다른 팀원들을 더 깊고 넓게 이해하고, 상호 존중과 신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작은 시계도, 큰 유조선도, 우리 팀도 그냥 돌아가지 않는다. 그 안에 주어진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서로 간의 관계에서 힘이 잘 전달되고, 팀이 기대하는 방향에 맞게 움직일 때 고성과가 나오는 것이다. 구성원 한 명의 성장을 살펴보는 것이 개인 코칭의 접근이었다면, 팀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보고 그것이 잘 돌아가도록 찾아보고 돕는 것이 팀 코칭의 관점이다. 팀 전체를 기준으로 살펴볼 때도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사람은 기계가 아니라는 점. 그래서 더 소중하고, 성장 가능성도, 가치도 훨씬 크다. 스위스 시계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이형준 in 인살롱 ・ 2024.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