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가 왜 거기서 나와?
퇴직이 고민이세요?
야구 선수의 평균 은퇴 연령은 약 33세입니다. 2023년 기준 KBO 리그 선수들의 평균 은퇴 연령은 34.8세입니다. 투수는 34.4세, 타자는 35.2세에 은퇴합니다. 최근에는 40세 이상까지 활약하는 선수들도 늘어나는 추세죠. 미국 MLB 선수들의 평균 은퇴 연령은 32.4세입니다. 투수는 31.9세, 타자는 32.9세에 은퇴합니다. MLB는 KBO 리그보다 경쟁이 치열하고, 선수들의 신체적 부담이 더 크기 때문에 은퇴 연령이 다소 낮습니다.
프로 선수가 일반 직장인보다 빠르게 은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보통 10대부터 선수 생활을 시작해서 30대 중반에 은퇴를 한다고 가정하면, 20대 후반에 직장 생활을 시작해서 50대 중반에 명퇴하는 직장인과 근무기간에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기간으로 모든 것을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요. 그런데 선수의 은퇴는 선수로서 활동하는 것을 멈추는 일입니다. 다시 말해서 선수로 은퇴하는 것이지, 야구를 그만두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은퇴는 퇴직이 아닙니다. 은퇴는 물러나 숨는다는 뜻이고 퇴직은 직책에서 물러나는 일입니다. 평생 직장과 평생 직업이 사라진 시대에 퇴직은 이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되었죠. 그리고 인공지능의 시대에 퇴직은 빈번하게 일어나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 갈 겁니다. 하지만 퇴직은 은퇴가 아닙니다. 우리는 은퇴 없이 평생 일해야 하는 첫 시대를 살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이제 은퇴는 고민할 일이 아닙니다. 최강야구의 선수들처럼 말이죠.
야구 선수는 은퇴하면 무엇을 하게 될까요? 야구 선수의 은퇴는 선수를 그만두는 일입니다. 정확하게는 프로 선수로 뛰던 일을 멈추는 것이죠. 즉, 선수로 뛰지 않을 뿐 일을 멈추는 것은 아닙니다. 선수를 그만두고도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야구계에 남아 지도자로, 해설자로, 사업가로 일하기도 하고 새로운 자격을 취득해서 인생을 다시 출발할 수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연예계에 진출하는 선수 출신 방송인들도 매우 많아졌습니다.
최강야구는 은퇴한 야구 선수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야구단입니다. 방송을 목적으로 시작한 야구팀의 이름은 ‘최강 몬스터즈'죠. 80대의 감독과 평균 연령 40세, 30여 명의 선수들이 승률 7할을 기록했죠. 그들의 캐치 프레이즈는 “WIN OR NOTHING”입니다. 경기에선 질 수 있지만, 인생에선 지지 않겠다는 의미죠. 시니어는 은퇴를 고민하고, 주니어는 빨리 은퇴하겠다는 모순이 공존하는 요즘, 최강야구 선수들의 정신은 배울 점이 많습니다.
공포의 은퇴 야구단
은퇴한 선수들이 7할의 승률을 기록하며 수만의 팬덤을 만들고, 수백만의 시청자를 환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당연히 선수들의 활약이 있겠죠. 야구는 11명이 한 팀이 되어 싸우는 경기입니다. 각자의 역할이 모두 다르죠. 그럼 최강 몬스터즈의 괴물(?)들을 만나 볼까요?
야구는 투수 게임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투수의 역할이 중요하죠. 최강 몬스터즈 1선발 에이스는 ‘이대은' 선수입니다. 그는 2022년 1월, 33세의 이른 나이로 현역에서 은퇴했습니다. 은퇴 후 최강야구를 통해 다시 야구를 시작한 '그'는 초반 불안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2022년 시즌 1위의 성적을 거두며 A등급 평가를 받았습니다. 2023년 시즌 개막전부터 뛰어난 제구력과 경기력을 보여주며 에이스로 자리매김했고, 특히 마산용마고와의 경기에서 10탈삼진 완봉승을 거두며 프로 시절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투수가 무실점을 해도 타자의 타점이 없으면 경기는 끝나지 않습니다. 모든 타자가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 4번 타자는 야구단의 핵심 자원입니다. 그리고 최강 몬스터즈에는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가 있습니다. 41세의 이대호는 팀 내 타점 1위, 홈런 1위를 차지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고 있습니다. 특히 2023년 8월 7일 부산고와의 경기에서 4연타석 홈런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세웠습니다. 4연타석 홈런은 KBO리그에서도 3번뿐인 그야말로 기적 그 자체입니다. 롯데의 이대호는 은퇴했지만, 조선의 4번 타자는 은퇴한 적이 없습니다.
이런 괴물 같은 최강 몬스터즈 선수들을 이끄는 주장은 캡틴 ‘박용택' 선수입니다. 그는 역대 KBO리그 통산 출장, 안타 1위를 했던 전설적인 타자입니다. 그는 2022년 6월부터 최강야구 주장을 맡아왔지만 곧바로 타격 부진에 직면했었죠. 하지만 김성근 감독 부임 후의 특별훈련으로 실력을 빠르게 되찾아 4할에 가까운 타율을 보이며 중심타선에 안착, 감독과 팀의 투터운 신임을 받고 있습니다. 두번째 시즌부터 새롭게 합류한 이대호 선수와는 치열하게 시즌 최다 타율왕과 타점왕을 경쟁중이기도 하죠. 괴물의 리더는 확실히 다릅니다.
MVP 5회 아리랑 볼 유희관 투수, 든든한 최고참 투수 송승준 선수, 든든한 마운드의 조율사 포수 이홍구와 박재욱 선수, 천재 3루수 박성훈, 독고탁 정근우, 유틸리티 서동욱, 할일하는 이문호, 정의윤 그리고 신인 문교원, 선성권까지. 일일이 모든 선수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최강 몬스터즈의 선수들은 진짜 괴물같은 괴짜들입니다. 방송으로 유명해지고 싶어서일수도, 야구가 다시하고 싶어서일수도, 돈이 필요해서였을수도 있지만.. 지금 그들의 플레이가 직장을 다니는 우리에게 색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도파민 말고 도전 중독
우리는 도파민 중독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한 번의 실패가 용인되지 않고, 즉각적인 보상만이 만족을 주는 시대를 겪고 있는 중이죠. 도파민 중독의 심각성은 극단적인 보상심리로 고통받는 인터넷 중독, 스마트폰 중독, 음란물 중독, 알코올 중독을 겪는 사람의 행동원리로 설명됩니다.
도전의 과정보다 작은 보상을 선호하고, 아름다운 퇴직보다 비굴한 생존을 선택하는 경향도 어쩌면 이미 중독된 습관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멈추지 않으면 새로 시작할 수 없습니다. 퇴직은 은퇴가 아닙니다, 영원한 은퇴는 이미 없습니다.
은퇴한 위대한 선수들이 세운 기록들은 현재와 미래의 선수들에게 변하지 않는 기준점이 되어 줍니다. 놀라운 714개의 홈런을 기록한 ‘베이브 루스’는 게임을 혁신하고 세대를 초월하는 유산을 남겼죠. 투수 ‘사이 영’의 511승 기록은 오늘날의 게임에서 거의 도달할 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기록은 인내, 기술, 그리고 헌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처럼 야구 선수는 스포츠 역사에 기록되는 순간 이미 축복받은 사람이 됩니다. 그들에게 은퇴는 패배가 아니라 승리이며, 퇴보가 아닌 도전입니다.
과거의 기록이 새로운 기록을 만듭니다. 행크 애런이 베이브 루스의 홈런 기록을 끝없이 추격해서 넘어선 것은 단순한 성취가 아니라 스포츠에서 인종 장벽에 대한 강력한 선언이었습니다. 애런에게 루스의 기록이 없었다면, 도전은 시작되지 않았을 겁니다.
선인생 후문학(先人生 後文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후문학파는 생업에서 은퇴하고 문학에 뜻을 두는 작가로, 젊어서 돈을 벌어 가족을 건사하다가 퇴직 후 젊은 시절 문학도의 꿈을 쫓는 실버 문인들을 말합니다. 문학은 타고나는 재능으로 싹틀 수도 있지만, 인생의 깊이로 뒤늦게 꽃필 수도 있습니다. 누구나 인생을 삽니다, 순서라는 것에 개의치 않으면 누구나의 인생도 문학이 될 수 있습니다.
최강 몬스터즈는 은퇴, 아니 퇴직 후에 새로운 장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은퇴한 연예인은 잠시 쉬었다가 다시 복귀합니다. 이제 팬들도 그들의 은퇴가 잠시 쉬고 싶은 마음이라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죠. 네, 쉬어야 도전도 가능합니다.
퇴직은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올라가기 위해 멈춰 힘을 비축하는 일입니다. 은퇴 생각 마세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일하는 것이 영광의 순간을 지키는 유일한 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잠시 쉬는 것도 허락하세요. 영광의 순간은 어제가 아니라 지금 바로 오늘입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4.02.17 [디지털 시대의 짧은 영상과 깊은 사고의 역설]
이번달 아티클은 최근 가볍게 고민하고 있는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고자 아래와 같이 간략히 요약해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YouTube는 짧은 시간 내에 강력한 인상을 주는 'Short' 비디오 덕분에 가장 사랑받는 앱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빠르고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소비의 중심으로서 오늘날 우리가 미디어를 즐기는 방식을 나타냅니다. 이 트렌드는 우리가 어떻게 미디어를 즐기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한편으로, Chat-GPT와 같은 플랫폼은 다른 종류의 디지털 즐거움을 밝혀주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크고 사려 깊은 질문을 할 때 상상하기 어려운 마법과 같은 일이 발생하여 깊은 대화와 무한한 학습의 세계가 열립니다. 이는 호기심과 깊이가 우리의 온라인 경험을 풍부하게 할 수다는 것을 상기시킬 수 있습니다.이것은 'Short' 비디오의 즐거움과 깊은 탐색의 보람 있는 여정간 충돌과 갈등을 만들어냅니다. 매혹적이고 빠른 영상들이 부인할 수 없는 매력을 제공하면서도 사려 깊은 질문으로 뛰어들 때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지식과 발견의 우주도 있습니다.Nvidia의 회장이 최근에 공유한 지혜는 이러한 균형과 울림이 있습니다. 그는 "학습과 진보의 핵심이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이 아니라, 예술부터 생명의 신비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 세계를 이해하는 데 있다"고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이는 빠르게 움직이는 기술 세계에서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진정으로 가치 있다는 것을 부드럽게 일깨워 줍니다."사고하는 사람"이 되는 것 – 고민하고, 질문하고, 창조하는 사람 – 은 어느 때보다도 매력으로 비춰질 것 입니다. 몸이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좋은 스트레칭이나 운동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의 사고력을 날카롭게 유지하려면 주변을 관찰하고, 마음을 열고, 세상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이러한 성찰을 모아보면, 디지털 미디어가 정보와 오락에 대한 전례 없는 접근을 제공하는 동시에 깊은 사고와 창의력을 장려하는 공간을 조성하는 균형을 찾는 것이 필수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진정한 진보의 아름다움은 사실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사고력, 꿈,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있습니다. 이 디지털 시대를 탐색함에 있어, 사려 깊은 탐험에 대한 우리의 능력을 소중히 하고 기르는 것이 생생하고 의미 있는 미래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4.02.17 구성원의 ‘WHY’에서 책임 의식 찾기
“갑자기 왜 이 일을 해야 하나요?”
많은 조직에서 구성원의 ‘쓰리요(왜요? 이걸요? 제가요?)’ 때문에 골치를 썩고 일부는 그에 대한 지침까지 마련한다는 기사를 접하며 저와는 동떨어진 얘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MZ 세대에서 ‘M’에 걸쳐 있는 저 또한 그랬습니다. 언젠가부터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WHY’부터 묻는 제 자신을 발견했죠.반면, 많은 조직의 리더들은 위와 같은 상황에 답답함을 호소합니다. 실제로 리더 대상의 교육에서 구성원의 쓰리요에 ‘제발 그냥 좀 했으면 좋겠다. 안 그래도 급해 죽겠는데 구성원이 쓰리요를 물을 때마다 가만 안 두고 싶다’고 다소 과격(?) 하게 본인의 속마음을 표현하는 리더를 만난 적도 있습니다.리더 입장에서는 그냥 좀 했으면 좋겠는 일에서 구성원은 WHY를 묻는 상황, 그야말로 리더와 구성원 간의 동상이몽인데요. 이렇게 서로의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5년 주기로 발표하는 100대 기업의 인재상 또한 ‘책임의식’, ‘도전 정신’, ‘소통‧협력’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미루어 보았을 때, 자칫 ‘요즘 구성원들이 책임감과 협력심이 결여된 사람들로 비칠 수 있겠구나’ 싶어 아찔해지기까지 합니다.이쯤 되니 문득 궁금해집니다. 구성원들에게는 왜 그리도 WHY가 중요한 것인지, 그들의 WHY를 책임의식과 연결 짓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일까? 하고 말이죠.그간 조직에서 저를 포함한, 그리고 제가 관찰했던 구성원들에게서 발견했던 그 이유와 대처 방법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더불어 해당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도서 ‘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 전쟁과 평화’(2020, 김성회 저)의 내용 일부를 발췌해 작성했음을 밝힙니다. 1. 첫 번째 이유: 업무를 효율적으로 ‘잘‘해내기 위해 WHY가 중요합니다
‘거래처에 연락해서 해당 기업에서 외부 업체에 출강하는 교육이나 강사가 있는지 확인할 것’
어느 날, 조직에서 진행한 적 없는 교육의 진행 가능 여부를 파악하라는 업무 지시가 있었습니다. 다만 해당 업무를 곧바로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언급된 거래처 담당자가 교육을 담당하는 유관 부서의 사람이 아니었을뿐더러 ‘어떤 이유’로 ‘어떤 방식의 교육’이 진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들은 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이렇듯 목적과 방향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연락을 취하게 되더라도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설령 무엇인가를 알아냈더라도 리더가 원했던 내용에서 벗어날 경우 추가적인 파악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구성원 입장에서는 시간과 노력을 허비했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 밖에 없죠.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구성원들은 리더에게 ‘왜’를 묻게 되고, 간혹 ‘필요하니까 시킨 일이니 일단 해’라는 리더 말이 있기라도 하면 서로 간에 소모적인(?) 대화가 오가게 됩니다.기존의 조직에서는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보다는 ‘주어진 일’ 자체가 중요했습니다. ‘무엇을(WHAT) 어떻게(HOW)’ 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했기 때문에 직접 부딪치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하는 것이 자연스러웠죠.반면, 요즘 구성원들은 어려서부터 인터넷 검색과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필요한 정보를 얻고 공부한 세대입니다. 본인 스스로 강사를 선택하고, 샘플 강의를 보며 ‘나에게 가장 맞는’ 강의를 선택하며 자랐기에 몸소 부딪히고, 터득하는 모험보다는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는 것’에 익숙합니다.이에 어떤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도 그 일을 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이 분명하게 제시될 때 효율적인 방법과 방식으로 맡은 업무를 잘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업무 수행 전, 리더와 구성원 간의 불필요한 에너지와 시간이 소모되는 일 또한 자연스레 줄어들겠죠. 2. 두 번째 이유: 책임감을 가지고 ‘내 일’을 하기 위해 WHY가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들도 있는데 왜 제가 이 일을 해야 하죠?"
이는 새롭게 어떤 업무를 추진해야 하거나 기존 업무의 재분배가 필요한 상황에서 쉽사리 들을 수 있는 구성원의 WHY입니다. 다~ 이유가 있어서 업무를 부여한 것인데, 위와 같은 대답이 돌아올 때면 당혹스럽고, 기꺼이 나서주지 않는 구성원이 야속하게 느껴진다는 리더들도 있죠. 그런데, 구성원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야 말로 이유가 있습니다.‘공모전에 입상한 5명의 대학생에게 20만 원의 포상금이 생겼다. 이때, 포상금을 어떻게 나눠야 할까?’라는 질문에 MZ세대들은 어떤 답을 했을까요? ‘똑같이 분배하면 열심히 일한 사람들은 손해이니 기여한 대로 나눠야 한다’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합니다. 스포츠에서 찾아볼 수 있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그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는 것인데요.잠시 요즘 세대 구성원들이 어떤 학창 시절을 보냈는지 생각해 볼까요? 이들은 놀 시간도 뒤로한 채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학원을 순례한 사람들입니다. 입시가 끝난 뒤에는 또다시 취업 준비를 하며 남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취업 이후에는 승진을 위해 경쟁합니다.이렇듯 언제나 치열하게 경쟁하는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야 했던 이들은 ‘들인 노력에 비해 덜 얻는 것’에 굉장히 민감하고, 본인보다 노력하지 않은 누군가가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것을 불공정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공정성’을 중시하는 조직의 페어 플레이어들에게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이어야 하는 이유’와 ‘어떤 부분에서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 없이 업무가 주어진다면 어떨까요?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는데 바쁜 와중에 왜 꼭 ‘나만’ 성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기 때문에 그들이 납득하고 해당 업무를 수행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조직은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있는 곳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사람 중에 ‘당신이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와 업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부분이 명확하게 충족될 때 그들 또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지즉위진간(知則爲眞看)’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즉, 알아야 참으로 보게 된다’는 뜻입니다. 책임감과 주인의식이 부족하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그들을 바라보다 보면 제대로 알기도 전에 무한한 가능성을 닫게 되고, 그로 인한 영향은 고스란히 조직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더불어 제대로 된 이해를 기반으로 그들에게 올바른 방향이 제시될 때, ‘WHY’를 발판 삼아 누구보다도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는 구성원들 또한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때입니다.
박한별 in 인살롱 ・ 2024.02.17 미션, 비전, 핵심가치 한 단어로 이해시킬 수 없나요
예전 신입사원 시절 우연히 엘리베이터 앞에서 동기들과 사장님을 만난 적이 있다.
사장님이 대졸신입들이냐 묻더니 갑자기 "우리 회사의 미션을 아느냐고?" 질문을 하셨다.
입사준비를 하면서 홈페이지에서 본 것은 같은데... 그냥 추상적인 좋은 문구를 써놓은 거라 생각해서 입사하자마자 깡그리 잊어 먹은 상태였고 당연히 답변을 하지도 못했다.
그 이후 부끄럽게도 인사팀에서 과장이 되고 평가, 성과관리 담당을 맡고 목표, KPI를 설명하면서 '미션의 중요성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매년 목표수립 설명회를 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중요하다.' 인식하고 이해를 쉽게 시킬까 고민을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회사의 미션에 따라 성과목표가 변경되고 KPI도 도출되기 때문이다.
마침 그러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세브란스 병원에 방문할 일이 생겨 엘리베이터를 타게 되었는데
평소 보이지 않던 연세대학교 의료원의 미션이 여기저기 붙어있었다.
(종교와 상관없이 마침 세브란스 병원에 가서 엘리베이터에 있던 미션이 눈에 띄어 사진을 찍음.)
연세대학교 의료원의 미션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다." 라면
부서의 연간 성과목표가 "단순히 이윤취득이 목적이 되면 안 되기 때문이다. "
**예컨대, 인사팀의 경우도 미션이 "인사 DATA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경영진에 보고"한다 보다, "직원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다."라고 부서 미션을 정할 경우
인사팀원들이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최근 재직중인 회사의 팀명이 HR팀에서 People팀으로 변경이 되었는데, 그 의미도 직원들을 대할 때 인적'자원'(Resources)에서 사람 그 자체를 강조하는 메시지가 있었다.
이렇게 미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있어야 회사에서 지향하는 올바른 목표를 설정하고 고성과를 낼 수 있다.
그래서 매년 설명회하면서 직원들을 조금 더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미션, 비전, 핵심가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한 단어로 정리하였다.
1. 미션: (회사 or 부서)의 존재 이유
2. 비전: 미션 달성을 위한 전략, 계획 등 방향성
3. 핵심가치: 업무의 우선순위
내가 재직했던 매일유업의 사례로 보면
회사가 존재하는 이유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제품이 비록 비싸서 판매가 잘 안되더라도 연구원들은 건강한 재료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2) 그러한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새롭고, 글로벌 전략을 통해 우유보다 외식, 테마파크, 와인, 건강기능식 등 다양한 산업에 진출과 당시 중국, 호주 공장신축하였고, 3)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 창의, 소통, 열정, 상생 등으로 정하였다.
미션: 건강한, 맛있는, 새로운 매일을 연구하고 개척하여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함께하는 사회'를 만든다.
비전: 새로운 식품문화를 창조하고 글로벌로 나아간다.
핵심가치: 창의, 소통, 열정, 상생
최근 재직중인 회사에서 핵심가치를 변경하였고 예전에 나와 같이 관심이 크지 않은 직원들에게 핵심가치에 대해 쉽게 이해시키고, 내재화하려고 한 사례다.
기존 핵심가치는
We LOVE what we do, 2) We Care, 3) We are INNOVATIVE and fast moving, 4) We make Every count, 5) We take OWNERSHIP, 6) We do it all For the love of FUN.
변경된 핵심가치는
WE CARE, 2) OWN YOUR CRAFT, 3) DRIVE AND DISCOVER, 4) GO TOGETHER, 5) ENJOY THE RIDE.
세부적인 의미는 생략하고, 기존 핵심가치에서 직원들이 가장 잘 기억하고 신기하게 생각한 것은
.We make Every count(우리는 모든 통화의 돈을 벌어 들입니다.) 이다. 동양권 정서에 잘 맞지도 않지만 글로벌적으로 돈을 벌겠다는 의미로 가장 기억잘 남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핵심가치에는 이 문구가 삭제되었다. 그러면 직원들이 인제 돈을 안벌어도 되냐고 묻는데
핵심가치는 업무의 우선순위기 때문에 '돈을 안 벌겠다.'가 아닌
돈을 버는 것과 다른 핵심가치가 충돌하면 다른 핵심가치가 운선순위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핵심가치를 내재화시키기 위해, 보편적인 설명회, 바탕화면, 스크린세이버, 포스터 등 눈에 띄는 곳에 노출시켜 숙지시키고도 있지만, Global 가이드에 따라 목표수립을 통해 내재화 시키는 방법이 매우 효과적으로 보인다.
즉 한해 목표수립을 하면서 '반드시 핵심가치가 2가지 이상 반영된 목표를 수립하도록 가이드'가 왔고
직원들은 본인의 업무목표 및 계획을 수립하면서 핵심가치를 반영하여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실무적으로 업무를 하면서 내재화하게 된다.
조직문화, 평가 담당자들의 경우 비전, 미션, 핵심가치를 내재화 시키는 업무를 중요하게 수행하게 되는데
쉽게 이해가 되어야 기억이 남고, 업무에 내재화시키는 방안을 고민할 때 참고가 되었으면 하면 바람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경우 위에 정의한 미션, 비전이 컨설팅사들에 의해 대부분 정착이 되었지만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를 하다 보니 해외의 경우 미션, 비전을 위의 정의와 반대로 쓰거나 혼재해서 쓰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현재 재직중인 유럽계 회사의 경우도 비전, 미션보다는 비전, Purpose로 같은 의미지만 미션이라는 표현을 안쓰고 있다.
용어야 어떻든 회사에서 신중하고 어렵게 만든 미션, 비전, 핵심가치가 직원들에게 쉽게 정의되고 이해가 되서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참고가 되면 좋을 것 같다.
최상명 in 인살롱 ・ 2024.02.17 Silo Effect(회사내 팀이기주의 극복할 수 있을까요?)
외국계 기업에 다니면서 업무적으로 가장 어려운 점은 '팀간 업무분장 이슈'이다.
블라인드 등을 보면 다른 외국계의 경우도 이러한 Grey Areas(애매한 경계) 및 팀간 이기주의에 대한 피로감과 불만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우리 회사의 경우 인사팀에 총무기능이 없고,
업무의 성격에 따라 직원 식당은 F&B팀, 휴게실은 주로 사용하는 팀이 관리(예: 현장 운영팀) 등 이다.
하지만, 명확히 구분되는 경우도 있지만 항상 Grey areas(애매한 경계)가 존재하고 모든 팀은 본인 일이 아니라 하면서 결국 팀간 갈등과 업무 진행이 안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예컨대 휴게실 관리는 현장운영팀이 주로 사용한다고 맡았지만, "다른 팀이 사용하는 경우는 어떻게 할거냐?"
청소는 다른 팀의 역할이라고 주장해서 '청소가 안되서 결국 직원들이 사용을 잘 못하는 경우 등'이다.
많은 국내 중견, 대기업들의 경우, 주로 상급자가 Top-Down으로 업무지시를 하거나 규정으로 업무를 명확히 구분을 한다.
직원들도 불만은 있지만 상명하복 문화 특성상 따르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의 경우 상급자가 지시를 해도 '합리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 불복'하는 경우가 많고,그에 따른 '추가적인 보상이 없으면 아예 일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따라서 여러 대안들에 대해 벤치마킹과 조언을 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1) 워크숍을 통해 관련 부서간에 업무상 이슈를 사전 공유하고 합의방안을 도출하는 방법,2) 갈등이 있는 부서장끼리 1주간 계속 점심을 같이 먹고, 워크숍 등 숙박이 있는 행사에서 일부러 같은 룸(동성인 경우)을 사용하게 하여 많은 대화를 하게 하는 방법.3) 각 팀에서 Grey Areas를 자발적으로 맡고,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추가적인 보상과 포상을 하는 방법 등이 있다.
즉 Silo Effect의 해결방안을 고민하다 보니, 국내 기업들은 "규정을 통해 명확히 업무를 분장한다." 의견이 많았고,외국계 임원 또는 글로벌 HR에서는 규정보다는 "우선 부서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Grey Areas에 대해 인정과 보상을 통해 오히려 자발적으로 추가적인 업무를 하려는 문화를 조성"하라는 Advice를 해주었다. 정답은 없는 것 같고 각 회사의 조직문화에 따라 합리적인 해결 방법을 활용하여야 겠지만 국내 기업에 오랫동안 다니면서 '당연히 명확히 규정으로 업무분장을 하여야 한다.'는 솔루션만 생각하였는데, 외국계 임원들의 Advice를 들으면서 '결국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조율하고, Grey Areas를 추가적으로 한 팀의 경우 보상과 인정을 통해 자발적으로 그 업무를 하게 하려는 문화를 조성'하라는 의견을 듣고 시야가 많이 넒어지는 느낌과 궁극적인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상명 in 인살롱 ・ 2024.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