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지인의 요청으로 리더십 세미나에서 **'조직문화'**에 대한 스피치 시간을 부여 받았다. 이 시간을 통해 지금까지 조직문화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흐름을 정리할 수 있었다. 30분 발표시간 중 5분 정도만 강의가 들어갔고, 사전 질문이 많아 그에 대한 대답을 준비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기대했던 대로 반응은 좋았고, 그 과정에서 조직문화에 대한 경험과 생각을 정리한 바를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한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필자는 약 25년여 HR 커리어를 밟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교육이나 인사제도, 각종 이벤트, 소통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을 통해 조직이 성장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것이 역량모델링인 때도 있었고, 리더십이나 디자인경영일 때도 있었다. 애자일이나 OKR,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의 유행하는 용어를 배우기도 버거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곤 했다. 현재는 생성형AI(chatGPT)를 캐치업 하지 못하면 세상에 뒤쳐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곤 한다. 조직문화의 변천사를 ‘학’적이고 ‘론’적으로 풀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를 전망해 보려 한다. FUN경영으로 대표되던 2000년대 초반 직장을 다니며 조직문화가 중요하다 생각했던 초기는 GWP로 소개되면서 ‘FUN경영’으로 불리던 2000년대 중반으로 생각된다. 일하기 좋은 직장을 통해 Trust, Pride, Fun의 개념이 중요하다 언급하던 시기였다. 당시 손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일단 웃자는 것이다. 유머 강사 불러 특강을 하고 아침에 출근할 때 손바닥을 부딪히는 하이파이브 하는 것이 멋진 조직문화라 생각했던 시기였다. 외국의 사례 특히 사우스웨스트의 허브 켈러허 회장이 하는 농담을 부러워했던 시기였다. 멋지고 화려한 복지, 환경에 관심을 갖던 2010년 전후 그러다가 2010년대 초반에는 실리콘밸리 IT기업이 대두되면서 그들의 회사 사진을 통해 우리는 컬러풀하고 사무실을 놀이터처럼 꾸미는 그런 사무환경을 동경했다. 회사 로비엔 탁구대나 당구대가 있어야 했다. 식당엔 호텔 출신 주방장을 고용해야만 좋은 기업으로 보였다. 한편으로는 ‘미국이니까 이렇게 할 수 있지…’란 생각이 돌 무렵에, 한국의 작은 기업이었지만 ‘회사에서 놀면 어때요?’라고 말하는 괴짜(?) 리더가 이끄는 제니퍼소프트를 만났다. 멋진 리더십을 소개하는 자리였지만, 영상으로 접한 것은 멋진 수영장만 기억에 남았다. 실리콘 밸리 말고도 사무실에 수영장은 있어야 멋진 조직문화가 있는 것 같다고 느끼는 시기였다. 그럴만한 돈이 없던 기업들에게 조직문화는 약간 먼 미래의 모습이지 않았나 싶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일하는 방식, 컬쳐덱이 트렌드 그러다가 2010년대 후반을 지나면서 현재는 국민 배달앱이 된 배달의 민족, 우아한형제들이란 회사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송파구에 50명도 안되는 작은 기업이었다. 지금과 달리 엄청난 테크기반의 기업도 아니었다. 멋진 아이디어와 사업 초기에 신화와 같은 스토리를 가진 기업이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11가지 방법’이란 것을 가지고 우리 사회에 조직문화의 변화를 이끌었다. 이후 넷플릭스의 컬쳐덱이 소개되면서 조직문화에서 새로운 트렌드는 일하는 방식을 정의하는 것이 되었다. 스타트업에 각종 자본일 몰리면서 시리즈 A만 진행되도 나름의 컬체북을 만들고, 회사마다 가치관 경영을 내세웠다. 그렇게 지금의 조직문화 트렌드는 변화해 왔다. 오래 가기 위해서는 리더십과 성과에 관심을 가져야... 지금까지 과거와 현재를 아주 짧게 조망해 왔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필자의 전망은 지금까지의 변화가 리더에 의해 다양하게 공존할 것으로 본다. 조직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필자가 만나는 사람들은 경영자라기 보다는 그 오더를 받은 실무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실무자가 생각하는 조직문화와 경영자가 언급한 조직문화가 서로 같은지를 살펴봐야 한다. 대표이사가 말하는 건강한 조직문화가 무엇일까? 우리는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전통기업인데 혹시 스타트업처럼 한 사람이 일당백으로 일하고 밤 늦게까지 남아서 일하는 문화를 원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안정성과 신뢰도가 중요한 산업인데 창의와 혁신 도전을 주장하진 않는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필자가 어디에서 마이크를 잡을 기회가 있으면 항상 주장하는 것이 있다. 장님 코끼리 만지는 일이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지 주의해야 한다.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를 내리고 같은 생각을 하는지 봐야 한다는 것이다.조직문화를 성과를 내기 위한 인풋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조직문화의 정의가 무엇인가? 한 조직이 오랜 시간 축적된 공통으로 가지는 신념과 가치관이라고 하지 않나? 그런 것이 특강이나 이벤트로 바뀐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보는가? 조직문화는 리더십과 리더들의 의사결정의 결과가 축적되어 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우리 조직에서 일하는 방식인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리더와 리더들의 의사결정 방식이다. Y=aX+b라는 함수 에서 Y라는 종속변수가 바로 조직문화라고 봐야 한다. X가 변수가 될 것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리더십인 ‘a’이다. a가 어떠냐에 따라 X라는 인터벤션이 효과적일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유재석 같은 성격의 리더라면 마이크를 잡는 기회를 줘라. 그러면 그 리더는 기쁜 마음으로 직원들과 소통하고, 본인의 생각을 전파할 것이다. 은둔형 리더에게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과 소통해야 한다고 제안해 봐라. 아마 그대는 얼마 가지 않아 중요한 의사결정과정에서 제외될 수 있다. 리더십에서 상황대응적 리더십이론이 있듯이, 조직문화 활동이나 변화촉진활동에서도 리더십에 맞는 상황대응적 조직문화활동을 기획해야 할 것이다.오늘은 짧지만 조직문화에 대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 봤다. 조직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일회성의 활동이나 이벤트, 교육이 아닌 일과 성과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개발 활동을 기획, 운영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에 대한 내용은 다음 기회에 소개하겠다.본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의견으로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댓글로 의견이나 질문 달아 주시면 추가적인 답변도 드리고, 원티드 모임에서 의견나누는 것도 환영합니다. (plane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