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얼마전 지인의 요청으로 리더십 세미나에서 **'조직문화'**에 대한 스피치 시간을 부여 받았다. 이 시간을 통해 지금까지 조직문화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흐름을 정리할 수 있었다. 30분 발표시간 중 5분 정도만 강의가 들어갔고, 사전 질문이 많아 그에 대한 대답을 준비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기대했던 대로 반응은 좋았고, 그 과정에서 조직문화에 대한 경험과 생각을 정리한 바를 기록으로 남겨보고자 한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필자는 약 25년여 HR 커리어를 밟고 있다. 그 과정에서 교육이나 인사제도, 각종 이벤트, 소통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을 통해 조직이 성장할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것이 역량모델링인 때도 있었고, 리더십이나 디자인경영일 때도 있었다. 애자일이나 OKR,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의 유행하는 용어를 배우기도 버거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곤 했다. 현재는 생성형AI(chatGPT)를 캐치업 하지 못하면 세상에 뒤쳐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곤 한다. 조직문화의 변천사를 ‘학’적이고 ‘론’적으로 풀 정도는 아니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를 전망해 보려 한다.
FUN경영으로 대표되던 2000년대 초반
직장을 다니며 조직문화가 중요하다 생각했던 초기는 GWP로 소개되면서 ‘FUN경영’으로 불리던 2000년대 중반으로 생각된다. 일하기 좋은 직장을 통해 Trust, Pride, Fun의 개념이 중요하다 언급하던 시기였다. 당시 손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일단 웃자는 것이다. 유머 강사 불러 특강을 하고 아침에 출근할 때 손바닥을 부딪히는 하이파이브 하는 것이 멋진 조직문화라 생각했던 시기였다. 외국의 사례 특히 사우스웨스트의 허브 켈러허 회장이 하는 농담을 부러워했던 시기였다.
멋지고 화려한 복지, 환경에 관심을 갖던 2010년 전후
그러다가 2010년대 초반에는 실리콘밸리 IT기업이 대두되면서 그들의 회사 사진을 통해 우리는 컬러풀하고 사무실을 놀이터처럼 꾸미는 그런 사무환경을 동경했다. 회사 로비엔 탁구대나 당구대가 있어야 했다. 식당엔 호텔 출신 주방장을 고용해야만 좋은 기업으로 보였다. 한편으로는 ‘미국이니까 이렇게 할 수 있지…’란 생각이 돌 무렵에, 한국의 작은 기업이었지만 ‘회사에서 놀면 어때요?’라고 말하는 괴짜(?) 리더가 이끄는 제니퍼소프트를 만났다. 멋진 리더십을 소개하는 자리였지만, 영상으로 접한 것은 멋진 수영장만 기억에 남았다. 실리콘 밸리 말고도 사무실에 수영장은 있어야 멋진 조직문화가 있는 것 같다고 느끼는 시기였다. 그럴만한 돈이 없던 기업들에게 조직문화는 약간 먼 미래의 모습이지 않았나 싶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일하는 방식, 컬쳐덱이 트렌드
그러다가 2010년대 후반을 지나면서 현재는 국민 배달앱이 된 배달의 민족, 우아한형제들이란 회사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송파구에 50명도 안되는 작은 기업이었다. 지금과 달리 엄청난 테크기반의 기업도 아니었다. 멋진 아이디어와 사업 초기에 신화와 같은 스토리를 가진 기업이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11가지 방법’이란 것을 가지고 우리 사회에 조직문화의 변화를 이끌었다. 이후 넷플릭스의 컬쳐덱이 소개되면서 조직문화에서 새로운 트렌드는 일하는 방식을 정의하는 것이 되었다. 스타트업에 각종 자본일 몰리면서 시리즈 A만 진행되도 나름의 컬체북을 만들고, 회사마다 가치관 경영을 내세웠다. 그렇게 지금의 조직문화 트렌드는 변화해 왔다.
오래 가기 위해서는 리더십과 성과에 관심을 가져야...
지금까지 과거와 현재를 아주 짧게 조망해 왔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필자의 전망은 지금까지의 변화가 리더에 의해 다양하게 공존할 것으로 본다. 조직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필자가 만나는 사람들은 경영자라기 보다는 그 오더를 받은 실무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런 실무자가 생각하는 조직문화와 경영자가 언급한 조직문화가 서로 같은지를 살펴봐야 한다. 대표이사가 말하는 건강한 조직문화가 무엇일까? 우리는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전통기업인데 혹시 스타트업처럼 한 사람이 일당백으로 일하고 밤 늦게까지 남아서 일하는 문화를 원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안정성과 신뢰도가 중요한 산업인데 창의와 혁신 도전을 주장하진 않는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필자가 어디에서 마이크를 잡을 기회가 있으면 항상 주장하는 것이 있다. 장님 코끼리 만지는 일이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지 주의해야 한다.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를 내리고 같은 생각을 하는지 봐야 한다는 것이다.조직문화를 성과를 내기 위한 인풋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조직문화의 정의가 무엇인가? 한 조직이 오랜 시간 축적된 공통으로 가지는 신념과 가치관이라고 하지 않나? 그런 것이 특강이나 이벤트로 바뀐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보는가? 조직문화는 리더십과 리더들의 의사결정의 결과가 축적되어 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우리 조직에서 일하는 방식인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리더와 리더들의 의사결정 방식이다.
Y=aX+b라는 함수
에서 Y라는 종속변수가 바로 조직문화라고 봐야 한다. X가 변수가 될 것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리더십인 ‘a’이다. a가 어떠냐에 따라 X라는 인터벤션이 효과적일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유재석 같은 성격의 리더라면 마이크를 잡는 기회를 줘라. 그러면 그 리더는 기쁜 마음으로 직원들과 소통하고, 본인의 생각을 전파할 것이다. 은둔형 리더에게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과 소통해야 한다고 제안해 봐라. 아마 그대는 얼마 가지 않아 중요한 의사결정과정에서 제외될 수 있다. 리더십에서 상황대응적 리더십이론이 있듯이, 조직문화 활동이나 변화촉진활동에서도 리더십에 맞는 상황대응적 조직문화활동을 기획해야 할 것이다.오늘은 짧지만 조직문화에 대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 봤다. 조직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일회성의 활동이나 이벤트, 교육이 아닌 일과 성과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개발 활동을 기획, 운영하는 것이라고 본다. 이에 대한 내용은 다음 기회에 소개하겠다.본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 의견으로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댓글로 의견이나 질문 달아 주시면 추가적인 답변도 드리고, 원티드 모임에서 의견나누는 것도 환영합니다. (planetY)
윤석원 in 인살롱 ・ 2024.02.20 언어와 조직문화
안녕 / Hi평범한 인사지만, 저마다 속한 문화와 조직에 따라의미를 받아들이는 정도가 달라집니다.예를 들어,신입 직원이 상사에게 인사를 합니다.
안녕!안녕하세요!
똑같은 인사말이지만, 존칭 여부에 따라 기분이 나쁘기도 하고, 아무렇지 않기도 합니다.
Hi !
사실, 영어권에서 인사를 하면 아무런 거리낌이 없지요. 그런데, 다른 나라에서**한국인(신입 직원)**이 **한국인(상사)**에게Hi 손 흔들며 인사를 하면 뭔가.. 어색해지곤 합니다.이런 배경의 차이점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언어를 통한
조직문화를 이야기하려합니다.
많은 조직에서 수평적인 문화 정착, 소통의 장점 확대 등을 위해 언어 정책을 변경하거나 새로 도입합니다.
하지만, 구성원들은
언어를 사용한 문화 경험
을 바탕으로 다시 그
언어
를 사용하기 때문에
조직의 언어는, 조직의 문화를 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합니다.커뮤니케이션 매니저인 제게 조직의 언어란,조직의 일 하는 방식, 생각, 태도입니다.
조직의 언어가 규정되었다는 것은 조직의 문화 정착되었다는 것이고, 정착된 문화는 비전과 미션을 향한 태도와 방식, 생각의 틀을 구성해줍니다.
만약, 조직의 문화를 보완하고 개선하고 확인하고 싶다면현재 구성원들의 언어, 행동, 의사 결정과 업무 태도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동시에, 임직원에게는 조직이 지향하는 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처음 입사했을 때 부터, 맡겨진 일을 수행하고, 피드백 받으며, 동료들과 협업하는 모든 과정에서의 경험이 조직의 문화를 이루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우리 조직만의 언어가 완성되어진다는 것을 이해해합니다.일관된 무언가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같은 '문화권' 내에서의 공통점이 조직의 비전과 미션 목적에 꾸준하게 연결되어야만,구성원들은 소속감과 동기부여를 분명하고 강하게 얻을 수 있게 됩니다.흔히, 착각할 수 있는 전제가 있습니다.수평적인 문화 = 수평적인 조직위 두 가지는 같을 수 없습니다.서로 다른 목적 의사소통에서 수평적인 '문화'는 있을 수 있지만,의사 결정과 조직 운영에서는 수직 구조가 필연적으로 존재합니다.
수평적 소통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조직과 구성원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식 혹은 역량의 교환일 때 더욱 의미가 있고,
대부분의 업무적 일상 소통은 간결하고 명료한 수직 소통을 통해 의사를 결정하는데 이루어집니다.
단순히 호칭과 직급을 수평화 시킨다는 것으로조직의 문화가 유연해지고, 효율적으로 바뀌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굉장한 무리입니다.저는 축구를 좋아하는 이유로 조직과 팀에 대한 이야기를 축구팀에 많이 비유합니다.최근, 뜨겁다 못해 폭발하는 이슈가 바로 축구 대표팀 감독에 대한 논란이지요.대표적으로 비교하는 두 인물은 히딩크와, 클린스만입니다.히딩크 전 감독은, 우리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면서 본인의 철학을 주입시켰고,분명한 규칙과 규율 속에서 구성원 역량의 최대화를 목표에 집중시켰습니다.그 과정에서 "명보야 밥먹자" 와 같은 수평적 의사소통 역시 반영되었습니다. 반면, 클린스만 감독은 본인의 선호도와 생각을 우선 순위에 두고, 팀 소통에는 관여하지 않았습니다.내부 규칙과 규율, 세부 전술은 선수들에게 일임하고, 조직 운영에 대한 가이드는 코치와 선수에게 전혀 제공되지 않았습니다.두 감독은 목표에 대한 결과와 조직 관리 평가가 극명하게 대비됩니다.구성원들이 감독과 맺는 유대감의 차이까지 살펴보면서,두 감독의 차이 역시, 조직의 언어와 문화를 정확히 이해했는지 여부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언어는 문화를 반영합니다.조직의 언어가 조직의 문화를 어느 정도 담고 있는지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만약, 조직의 문화를 담당하거나,조직의 문화를 고민하고 있다면,나의 언어와 태도부터,구성원들의 행동과, 언어를 함께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요.
심지훈 in 인살롱 ・ 2024.02.21 [노무]배우자 출산휴가 사용 안 하면 위법인가요?
안녕하세요, 인살롱 필진 5기 유종옥입니다.
저는 현재 스타트업에서 1인 체제로 채용부터 퇴직까지 HR 전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살롱 글에서는 HR 업무 경험 중 노무와 관련된 인사이트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요즘 정부는 인구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기업 내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모성보호 및 일가정 양립 제도 등이 출산과 육아를 더욱 장려하기 위해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최근 김동미 노무사님의 특강에서 모성보호 및 일가정 양립제도에 관한 입법예고사항을 살펴보았는데, 그중에서도 배우자 출산휴가 관련 내용을 정리하여 공유하고자 합니다.
1. 배우자 출산휴가란?
근로자의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 배우자와 태아의 건강보호 등을 위해 신청, 사용하는 휴가를 말합니다.
2.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은?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은
10일(유급)
입니다.
배우자
출산일로부터 90일 이내 1회 나누어 사용 가능
합니다.
3. 배우자 출산휴가 개정 검토 내용은?
현안 (남녀고용평등법 제18조 2) 개정 검토안
①
사업주는 근로자가 배우자의 출산을 이유로 휴가(이하 “배우자 출산휴가”라 한다)를 청구하는 경우에 10일의 휴가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사용한 휴가기간은 유급으로 한다.
④ 배우자 출산휴가는 1회에 한정하여 나누어 사용할 수 있다.|① 사업주는 근로자가 배우자의 출산을 이유로 휴가(이하 “배우자 출산휴가”라 한다)를 청구하는 경우에 10일의 휴가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사용한 휴가기간은 유급으로 한다.
④ 배우자 출산휴가는
3회에 한정하여 나누어 사용할 수 있다.|
위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배우자 출산휴가는 근로자의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 출산일로부터 90일 이내 근로자가 휴가권을 청구한다면, 총 10일의 유급휴가를 1회에 한정하여 나누어 사용하도록 하는 휴가입니다.
현재 개정 검토되는 부분은 출산휴가 사용 분할 횟수가 1회에서 3회로 늘어나는 것이고, 그렇다고 해서 부여하는 총량 10일은 변동이 없습니다.
⭐배우자 출산휴가 업무를 진행할 때 핵심 포인트는 아래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1) 배우자 출산일로부터 90일 이내 사용하도록 안내한다. 2) 근로자가 출산휴가를 청구할 경우 출산휴가 10일을 부여하고, 분할하여 사용할 경우 1회에 한하여 사용하도록 한다. (개정안이 확정된다면 3회까지 부여하겠죠!) 3) 배우자출산휴가 부여 후 고용노동부에 정책지원금을 신청하여 수혜받는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라면 고용센터에서 최초 5일 치 통상임금 수혜 가능)
여기서!! 배우자 출산휴가 사용 안내를 했으나 대상자가 어떠한 사유로 사용을 하지 못했다는 걸 90일이 지나고 발견한다면!!.. 저는 약간의 식은땀이 났는데요,, 혹시.,,내가 위법을 한 건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갔다 왔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전제 조건은 배우자 출산휴가를 청구했을 경우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인원이 사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에게는 안내의 의무가 있고 조직문화 차원에서도 구성원의 큰 경사를 잘 챙겨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녀 출산 소식을 전달받는다면, HR에서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출산휴가를 세트로 안내한다면 문제없을 것입니다! **++ 배우자 출산휴가 정책지원 신청 시 참고 내용**·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 지원금
:배우자 출산휴가 최초 5일을 통상임금에 상당하는 금액(상한액 401,910원, 하한액 최저임금)
·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 지원금 신청시기
: 배우자 출산휴가를 시작한 날 이후 1개월부터 끝난 날 이후 12개월 이내에 신청
. 단, 배우자 출산휴가가 끝난 날 이후 12개월 이내에 신청하지 않을 경우 수혜불가
·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 지원금 기타 조건
: 배우자 출산휴가가 끝난 날 이전에 「고용보험법」 제41조에 따른 피보험 단위기간(재직하면서 임금 받은 기간)이 모두 합하여 180일 이상이 되어야 함
① 수급자격인정과 관련된 이직일 이전의 피보험단위기간은 산입되지 않음
② 이직 후 재취득까지의 기간이 3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제외
이번에
김동미 노무사님의 명강의를 통해 배우자 출산휴가 업무관련 내용을 정리해 정리해보았습니다. 이 내용이 다른 HR 담당자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HRer 파이팅!!
인살롱 in 인살롱 ・ 2024.02.20 [꼰대문화] 직장내 꼰대는 나이가 아니라 자리가 만든다
직장 내 관계에 대한 강연을 할 때였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CEO나 고위직 임원들이었는데 MZ세대와의 갈등과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을 이야기할 때 가장 공감을 많이 하는 부류의 청중들이 스타트업 CEO들이었다. 내가 보기엔 그들도 MZ세대였는데 말이다. 하소연을 들어보면 더 재미있었다. 자신들과 연령대가 비슷한 젊은 직원들에 대해 MZ세대 CEO들이 가지고 있는 불만은 기성세대, 내 선배 세대가 이야기하는 것들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래, 나 꼰대다, 어쩔래?**2020년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공동으로 ‘꼰대의 특징’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그 설문에서는 ‘잦은 훈수나 충고를 하는 것(28%)’, ‘개인사에 대한 오지랖과 사생활 침해(20%)’, ‘옛날 이야기와 자기 자랑(18%)’ 등을 꼰대의 특징으로 꼽았다. 회사에서 함께 생활하면서 상사나 선배가 꾸지람을 하거나, 개인사를 세세하게 물어오거나, 신입사원 시절 등 옛날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는가? 내 기억에는 내가 함께 생활했던 모든 상사나 선배가 했던 일들이다. 지금 기준대로 하면 모두가 꼰대였다는 의미다.요즘은 스타트업들이 특히 어려운 시기다. 경기가 어려워 사업도 생각대로 잘 성장하지 않고, 자금 조달도 더 어려워졌다. 모두들 구직난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회사는 적합한 직원을 찾기 어려운 구인난을 겪고 있다. 나름 승승장구하던 유명 스타트업 CEO들도 모두 같은 목소리다. 그런데 이런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야 할 직원들과 소통이 잘 안된다고 호소한다. 본인이 가장 늦게 퇴근하고 일도 가장 많이 하는데 오히려 직원들은 정시 퇴근은 물론이고 치열한 맛이 없이 월급날만 기다린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스스로 잔소리가 늘었다고 한다. 자신의 창업 정신과 창업 당시의 어려움을 극복했던 이야기, 지금보다 더 절박해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역시 꼰대의 이야기처럼 들린다.2만원짜리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의 복도에 백원 짜리 나사가 하나 떨어져 있으면 직원은 백원 짜리 나사 따위로 생각하고 무시하지만 CEO는 그 나사를 2만원 짜리, 혹은 나사가 빠진 불량 제품으로 인한 고객 민원까지 고려해 훨씬 큰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기게 된다. 자신은 주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인 의식을 잔소리로 심어줄 수는 없는 일이다.그렇다고 CEO나 리더가 옳은 소리를 하지 않고 잘못된 부분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다. 평소에는 ‘꼰대’소리 듣기 싫어 직원들하고 있을 때는 라떼도 잘 안 마시지만 ‘꼰대’소리를 듣더라도 할 말은 해야 한다. 그래야 조직이 돌아간다. **좋은 꼰대가 되면 된다.**사람인에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직장인의 71%는 ‘회사 내에 ‘젊은 꼰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20대 후반이 30대 초반에게, 대학교 3학년이 4학년에게 세대 차이를 느끼고 심지어 꼰대스럽다고 생각한다. 젊은 꼰대의 유형도 ‘충고하며 가르치려 한다’거나, ‘답 강요형’, ‘상명하복 강요형’, ‘사생활 침해형’등 기존의 꼰대에 대한 생각과 비슷하다. 기존 꼰대와 젊은 꼰대의 차이는 없다. 꼰대면 그냥 꼰대인 것이다. 사실 자신이 늘 맞다고 생각하고, 그 생각을 강요하고 우긴다는 특징은 회사나 조직에서 바로 1년차 선배에게도 느끼는 일상적 감정이다. 요즘은 ‘샤이꼰대’라는 현상도 생겨났다. ‘그래 나 꼰대다 어쩔래’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속 시원히 해버린다는 것이다.세대 차이라는 말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 흔히 젊은 세대가 생각하는 어른 세대는 소위 베이비 부머들과 그 이후의 세대들이다. 전후 복구와 성장 시대를 살아내며 짧은 시간 안에 경제발전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자신을 살피고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많지 않았다. 그 덕분에 젊은 세대들이 이런 혜택을 보며 살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어른 세대도 젊은 세대를 바라보는 관점을 조정해야 한다. 치열하게 살아온 자신들의 눈으로 보기에 책임감이 없고, 빨리 포기하며, 재미만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 경제의 주역인 젊은 세대는 삶의 가치를 중시하고, 효율성을 추구하며, 성장을 통해 의미 있는 인생을 살고 싶어 한다. 이에 부합하지 않으면 남들이 보기에 좋은 조건도 포기하곤 한다.자신의 눈으로 보기에는 이해가 안될지 모르지만 상대 세대가 살아온 배경을 이해하면 이해 못할 일도 많지 않다. 세대 차이보다는 시대 차이로 인식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동시대를 살아가지만 조금 먼저 CEO가 되거나 리더의 자리에 오른 사람도 꼰대스러운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인디언 속담처럼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면 상대방의 신발을 심어보는’ 일이 필요하다.“내가 팀장이면 저렇게 안해”“사장이면 사장답게 의사결정을 빨리 해줘야 할 거 아냐”이해 안가는 것 투성이지만 리더는 구성원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나중에 상사가 되었을 때 자신이 그렇게 꼰대라고 욕하던 상사의 모습을 닮아 있음을 발견하곤 한다. 그것도 확률상 아주 잘 되었을 경우에 그렇다. 그리고 상사나 선배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들 때면 어디선가 자신을 꼰대라 욕하는 후배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사실 역사상 위에서 살펴본 꼰대의 특징을 지니지 않은 세대는 하나도 없었다. 모든 조직, 심지어 가정에도 리더가 있는데, 리더는 방향을 제시하고 틀린 것을 바로 잡아 나가며 구성원을 이끌어야 한다. 심지어 구성원의 생각과 조금 다르더라도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에게 인기 만점을 구가하며 리더나 선배의 역할을 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할 일은 해야 하고, 할 말은 해야 한다. 자리에 맞는 역할을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설령 꼰대라는 소리를 들어도 말이다. 꼰대는 나이가 아니라 자리가 만드는 것이다. 이런 마음을 가지면 꼰대의 말도 조금은 덜 거부감을 갖게 되지 않을까?
인살롱 in 인살롱 ・ 2024.02.21 조직문화는 왜 만들기 어려운가?
조직문화는 왜 만들기 어려운가?
실내에서 신발을 벗게 하는 방법
어느날 대표님이 우리 회사는 기본이 잘 지켜지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기본은 무엇인지 정의하기 시작했다.그러다 미국 일부 가정에서 한국식으로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문화가 생겼다는 기사를 접했다. 그 기사를 보는 순간 조직문화를 만드는 과정이 “실내에서 신발을 벗게 하는 방법”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회사는 조직문화 부서가 있든 없든 보이지 않더라도 존재하는 문화가 있다. 그것을 규정하고 정의하지 않았을 뿐 회사설립과 함께 존재해 왔다. 그래서 “회사의 조직문화가 없어요”라는 말은 사실 조직문화가 아직 정의되지 않았다. 라는 말에 더 가깝다. 그래서 가장 먼저 조직문화가 현재 어떻게 산재하여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다.조직문화라는 단어 자체가 막연한데 그것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나요? 라는 질문을 받으면 그때 가장 많이 하는 대답은 “회사 회의실 의자가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회사 회의실 의자가 알고 있는 것 하면 쉽게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회의의 주체가 누구인지, 누가 많이 발언하는지, 회의가 많은지 적은지, 회의 후 그 결과가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 회사의 조직문화를 쉽게 표면화할 수 있다. 그 다음은 회사의 사무실 책상이 될 수도 있고, 회사의 복합기가 될 수도 있다. 회사의 공간을 대상화하여 바라보면 누가 자주 방문하는지, 부서간 소통은 누가 하는지 혹은 너무 소통이 없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그렇게 회사의 조직문화를 하나씩 파악하다 보면, 보이지 않는 분위기 혹은 룰을 확인하게 된다. 현상을 파악했다면 문제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의 방향에 맞추어 이식하고 싶은 원칙들이 생겨난다.우리가 많이 간과하는 것은 문제해결을 위해 원칙을 세우고 그게 끝인 경우가 많다. 문제를 알고 해결 방법도 알았는데 현실에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왜일까? 왜 원칙들은 이식되지 않을까? 그래서 “조직문화가 어렵다.”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우리는 대게 현상 파악만 하다가 끝나거나, 현상 파악 후 문제해결책을 찾는 것이 조직문화의 완성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한번 만들어진 문화는 바꾸기 매우 어렵다는 사실이다. 문화를 바꾸려면 다음의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에 이민을 간 한국의 가정이라고 가정해 보자. 우리는 알고 있다. 밖에서 활동했던 신발을 신고 실내에 들어오면 집안을 청소하기가 어렵고,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미국의 대다수 가정에서는 신발을 벗는 행위가 이상한일이다.내가 아무리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것이 더 좋다고 설명해도 유난스러운 사람 한 명 만 될 뿐이다. 실내에서 신발을 신는 것이 당연한 곳에서 신발을 자연스럽게 문화적으로 벗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지만, 그것이 조직문화로 대입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결과는 빠를 것이라 쉬운 착각에 빠진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신발을 벗게 할 수 있을까? 그 과정을 만들다 보면 조직문화를 어떻게 계획해야 하는지 실마리가 될 것이다.
우리집에서는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것이 규정이라고 발표한다.
이때 우리는 규정을 만들면서 경영진들과 토론을 통해서 규정이 만들어진 과정과 만들어진 규정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충분히 알려야 한다. 더불어 경영진들과 규정에 대한 제1원칙을 대해 충분한 공감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제1원칙은 예외를 두지 않는다는 것이며 원칙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보 받아야 한다.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것에 예외는 없다. (대표도 포함된다)
모든 규정에는 경영진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한다. 대부분 조직문화 규정이 쉽게 신뢰받지 못하는 이유가 경영진은 예외라는 암묵적인 경우가 많다 보니 실현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만나게 된다. 그래서 모든 규정에서 대표님을 포함한 경영진까지도 예외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실내에서 신발을 벗기 위해 신발장을 현관에 만들어 둔다.
규정이 잘 지켜지기 위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그것이 시스템일 수도 있고, 인원일 수도 있다. 실내에서 신발을 벗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현관에 신발장을 준비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현관을 출입하면서 신발장에 대한 용도를 고민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신발을 넣게 된다.
실내에서 신발을 벗은 사람에게는 실내화를 지급해 준다.
규정을 만들고 신발장을 준비했다면 아주 잘 준비되고 있는 것이다. 조금더 조직문화에 잘 안착하기를 바란다면, 실내에서 신발을 벗은 사람들을 위한 보상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잘 지키는 사람에 대한 보상을 통해 이것을 지키는 것이 나에게 이점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게 된다.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것을 새로 오는 모든 사람에게 공유한다.
모든 경험자가 실내에서 신발을 벗고 생활했을 때 그 이점을 확실하게 느낀다면 사람들은 변한다. 그리고 스스로 전파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신발을 벗는 가구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새로운 조직원에게 교육을 통해서 조직문화를 설명하고 새로운 환경에서도 스스로 작동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공유한다. 자연스럽게 조직문화는 완숙한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하나의 원칙이 드디어 정착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문화가 어렵다 고 말하는 이유이다. 지난한 과정 끝에 완성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 가는 HR담당자들의 여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Jihye Lim in 인살롱 ・ 2024.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