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0일, ‘성장의 관성을 만드는 조직문화 구축 방법’ 을 주제로 구름과 원티드가 만나 웨비나를 진행했습니다. 핵심 키워드인 ‘조직문화’로 구름이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드렸죠. 정답이 없는 조직문화에 정답을 제시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제시할 수도 없었습니다. 단, 10년 간 큰 투자 없이 구름이 꾸준히 성장한 배경엔 분명한 비결이 있습니다. 바로 ‘성장의 관성’입니다. 업무·조직·협업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성장 단계에 맞는 조직문화 구축에 집중한 결과, 대규모 투자 없이 연이어 제품과 서비스 출시에 성공하며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과연 조직문화와 기업의 성장에는 어떤 상관 관계가 있었을까요? 조직문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구름은 2013년 2명에서 2023년 120여 명의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조직은 안정적으로 단계별 성장을 이루진 못했습니다. 10명에서 15명, 50명, 120명으로 인원이 확장될 때마다 성장 앞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했죠. 그럼에도 생존을 위해 성장해야 했습니다. 창업 초기에 유치한 투자금으로 더 좋은 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했고, 좋은 인재를 모시며 제품 개발과 사업에 집중했습니다. 그결과 매출을 내며 한 단계씩 성장했습니다. 이후에도 구름은 위기에 당면할 때마다 ‘사업’, ‘매출’, ‘투자’, ‘인재’, ‘제품’의 순환으로 극복했고, 이 선순환은 성장의 핵심인 ‘성장의 관성’을 가진 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조직문화란 무엇일까요? Ben Horowitz의 저서 『What you do is who you are』에선 조직문화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정답이 없는 질문에 대해서 사람들이 대답하는 것의 집합’, ‘누군가 관여하지 않을 때 집단이 무언가를 결정하는 방식’, ‘보는 눈이 없을 때 구성원이 어떻게 행동하는 지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하죠. 구름은 이 정의 아래 ‘구름만의’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크게 두 가지를 주요 키워드로 꼽았습니다. ‘리더의 마인드셋’과 ‘LTV(Life Time Value) 강화’입니다. 1. 나만의 조직문화 마인드셋 만들기 구성원도 고객 중 한 명으로 설정했습니다. 일반적인 고객은 기업에 ‘돈’을 지불하고, 기업은 고객에게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논리의 주체를 반대로 바꿔서 내부에 적용했습니다. 구성원이 기업에 ‘시간’과 ‘역량’, ‘재능’을 지불하면, 기업은 구성원에게 ‘돈’이라는 재화와 ‘복지’라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선순환을 통해 구성원의 업무 만족도와 업무 효율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구성원은 더 높은 생산성과 창의성을 발휘해 성과를 만들어내면 개인과 조직은 함께 성장하게 됩니다. 이때 발생한 매출이나 이익은 최대한 구성원에게 보상, 복지 등의 형태로 돌려줌으로써 조직과 개인의 성장을 동시에 가속화시키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2. LTV(Life Time Value)를 높이기 LTV(Life Time Value)는 고객이 평생 우리 서비스에 얼만큼의 ‘비용’을 지불할 것인가를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LTV를 높이기 위해 고객, 즉 구성원이 원하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들이 조직에 ‘시간’과 ‘역량’, ‘재능’을 충분히 지불하게 하기 위해 어떠한 요구사항이 있는지 알아야 하죠. 구름은 조직이 성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고객 인터뷰인 ‘구성원 인터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곧바로 CEO가 직접 전사 1on1을 진행했습니다. 초기 1on1 미팅에선 식사 불만부터 공기청정기, 수면실, 유연 근무제 등의 생리적 욕구에 기반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불만을 해소시키기 위해 중식 제공, 오피스 환경 등을 개선했으나 ‘만족스럽다’라는 반응은 없었습니다. 다시 1on1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이번에는 생산성 도구 다양화, 커뮤니케이션 방식 정립, 효율적인 회의 등을 원한다는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초기 미팅에서 나온 의견보다는 더 구체적이고 소속감을 지향하는 양상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그럼에도 여전히 ‘만족스럽다’라는 반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Herzberg 2요인 에 따르면 불만족을 해결하면 만족이 되는 것이 아니라 ‘불만족 → 무불만족’, ‘무만족 → 만족’으로 단계가 구분됩니다. 구름은 구성원의 ‘불만족’은 해소하고 ‘만족’은 만들어내는 방향으로 집중해야 할 요소를 선별하여 지속적으로 실행해왔습니다 . 그 결과, 최근 1on1 미팅에서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더 나은 제품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등 상위 욕구에 해당하는 고민을 이야기하는 구성원을 만났습니다. 성장 단계별로 문제를 해결해간 결실이었습니다. “제가 지금 잘하고 있을까요?”, “의사 결정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더 도전적인 업무를 하고 싶습니다.” 등 구성원이 조직을 향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이들의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하는 단계에 도달한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구성원이 끊임없이 상향하는 목표와 발전 의지를 갖는다고 하는데요. 모든 구성원이 이 단계에 도달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조직문화의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아실현은 인간이 원하는 가장 상위의 욕구이자, 개인과 조직이 성장할 때 필요한 핵심 마인드셋이기 때문이죠. Culture Deck을 만든 이유 컬처덱(Culture Deck)은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주기적으로 구성원에게 전달하기 위해 제작했습니다. 문화의 의미와 중요성을 되새기고, 사업과 제품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치게 하는 구름의 지침서입니다. 1. .반복. 문화의 의미와 중요성 되새기기 스타트업은 항상 생존과 성장의 경계선을 넘나들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중요합니다. 행동을 판단하기 위해선 조직의 의사결정 기준이 명확해야 하죠. 어떤 의사결정이든 ‘구성원에게 득이 되는 의사결정인가’를 고민하고 ‘구성원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선택과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공고히 하기 위해 컬처덱을 제작했습니다. 2. .영향. 문화가 사업과 제품 개발에 큰 영향을 끼치게 하기 모든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및 설계 구조가 제품에 영향을 미친다는 Conway의 법칙 에 따라, 실제 구름에서도 조직문화가 사업과 제품에 영향을 끼치고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도록 컬처 덱(Culture Deck) 내 goormway(구름이 일하는 방법)에서 이 부분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3. .순환. 대다수가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우리는 사람들을 성장시키려는 것이지 재활시키려는 게 아니에요.” Rober Kegan의 저서 『Everyone Culture』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입니다. 이처럼 조직은 누구든 성장할 수 있고 서로의 성장을 돕는 곳이어야 합니다. 인재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끊임없이 매출을 문화와 인재에 재투자하여 그로스 휠(Growth Wheel)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4. .효과. 그레이존을 줄이고 더 많은 멀티 플레이어 만들기 구성원이 멀티 플레이어가 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구성원간 서로의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며 인사이트를 만들고, 결국엔 조직에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조직 내 그레이존이 생기지 않도록 부서 경계 없이 개인이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필수적으로 부여해야 합니다. 구름은 컬처 덱(Culture Deck)을 통해 높은 업무 효율성, 장인 정신이 깃든 제품, 개인과 조직의 성장 선순환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구름이 LTV가 높은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이유입니다. 지속가능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법 지속가능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특별한 비결은 없습니다. 다만, 구름이 지난 10년간 생존과 성장을 동시에 이루기 위해 갖게 된 4가지 신념과 방법을 공유합니다. 1. 사람은 변할 수 있다고 믿기 조직의 리더들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했을 때 종종 구성원을 포기합니다. 주변에서 그런 경우를 다수 목격했고, 저 또한 그런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터닝포인트는 있었습니다. 대표이사로 지내면서 기업 초창기부터 함께 했던 분들이 지난 몇 년간 압도적인 성장을 보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신체의 성장과 정신의 발달은 동시에 멈춘다고 알고 있습니다. 최근 많은 연구에서는 그 사실이 맞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고요. 이러한 사실과 직접 경험한 상황을 바탕으로 ‘사람은 변할 수 있다’고 믿게 됐습니다. 개인이 신념과 가치 체계를 반성하고 재평가하는 상태를 ‘자기 변혁 마음’이라고 합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다양한 관점을 통합하는 능력을 의미하죠. 스스로 성장을 도약하는 단계이기도 합니다. 리더는 구성원이 이 단계에 도달할 수 있게 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여 끝없이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2. 변화에 대한 저항을 두려워하지 말고 이겨내기 조직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변화하는 과정에서 성장통과 같은 저항이 생깁니다. 그때마다 저항은 상수로 설정합니다. 이는 당연히 이겨내야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것과 무작정 변화만을 꿰하는 것은 ‘성장의 관성’에서부터 차이가 생깁니다. 관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관성을 이겨내야 하죠. 3. 위기를 예측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회사의 위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예측 가능하거나 성장통과 같은 ‘일반적인 위기’와 시장의 변화와 갑작스러운 장애와 같은 ‘예측 불가한 위기’가 있습니다. 두 가지의 위기를 디커플링(Decoupling) 시키는 것만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단, 위기에서 회복하는 과정에서 일부분 희생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위기가 곧 기회다’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특정 타입의 위기는 모든 조직이 겪는 자연스러운 성장통이며, 위기를 이겨내며 조직문화는 성장합니다. 4. 지속가능한 순환 구조 만들기 구름은 신규 사업이나 문화를 만들 때 늘 그로스 휠(Growth Wheel)을 그립니다. 아마존의 플라이휠 전략을 우리의 상황에 맞게 변형해보는 거죠. 문화를 시작점으로 하여 퀄리티 높은 제품이 지속가능한 매출을 만들고, 이 매출이 다시 높은 성과를 내면 문화에 재투자하는 방향의 그로스 휠을 만드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실패와 성공의 레슨들이 성장의 순환을 만드는 핵심요소가 됩니다. 이번 웨비나를 신청해주신 한 분께서 이런 말씀을 남겨주셨습니다. “고민하는 리더가 전문가보다 훌륭함을 느꼈습니다.” 조직이 변화하는 최대치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없지만 조직이 변화하기 위해선 CEO의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CEO가 변화 의지를 가지고 있어야 비로소 조직문화는 바뀔 수 있습니다. 단시간에 변화하기는 어렵겠지만 조직은 변화할 수 있습니다. 구름은 앞으로도 리더와 구성원이 함께 끝없이 고민하고, 또 ‘구름답게’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조직문화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저는 조직문화 전문가가 아닙니다. 전문 경영인도 아닙니다.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은 개발자 출신의 CEO입니다. 더 나은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조언과 힌트는 대부분 책에서 얻었고 그 안에서 배운점을 과감하게 실행행했습니다. 도전을 경험했고, 또 실패해보며, 우리는 더 단단해졌습니다. 구름처럼 성장하는 단계에 있거나, 조직문화에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이 책들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